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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뜨는집소식'에는 해뜨는집의 소소한 일상과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해뜨는집이야기'는 1995년부터 월간 [함께하는 세상]에 연재한 글입니다.
'이야기장터'에서는 해뜨는집과 관련한 자유로운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기사모음'에는 여러 매체를 통해 비춰진 해뜨는집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여행스케치'는 해뜨는집 가족의 여행기록입니다.
한밤중에 걸려온 전화

며칠전이다.
써야할 원고가 밀려서 밤늦도록 사무실에서 컴퓨터 자판과 씨름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10시가 넘은 시간인데 전화벨이 울렸다.
무심코 수화기를 들면서 순간적으로 "안 받아도 되는데..."  하는 생각이 스쳤다.
"김명희 보모님이세요?"
너무나 오랜만에 듣는 보모님 소리에 화들짝 놀라 "누구니?" 하는 목소리 톤이 한옥타브쯤 올라갔다.
아이의 이름을 듣는 순간 전화를 준 아이가 아닌 그애의 오빠가 먼저 떠올랐다.
보육원에 있는 동안 내가 제대로 영향을 미칠 수 없었던 아이 중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이 밤중에 뭐하다가 전화했니?
너 요즘 뭐하고 사는데?
시집 갔니?
아니 아직도 맘에 드는 놈 하나 못 만났단 말야?"

두서도 없이 한꺼번에 궁금증을 토해놓고 나서야 어떻게 내게 전화를 하게 되었을까 하는데 생각이 미쳤다.
참 많이 보고 싶었다고 했다.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동안 한번도 내 담당이 되지 않았던 아이였고, 그래서 특별하게 내 기억속에 담아두지 않았던 아이였기에 의외이기도 하고 미안했다.
잠깐 되세겨보았지만 아이와 관련해서 특별하게 떠오르는 기억이 없어 참 난감했다.
그런데 아이는 의외로 나와 관련한 몇가지 기억을 선명하게 갖고 있었다.

"보모님 방에 있는 침대에서 보모님이랑 안고 잔 적이 있어요.
그게 제일 많이 생각나요.
그리고 보모님 방에서 율무차 먹었던 적도 있어요.
보모님이 제일 좋았어요.
그래서 딴 보모님한테는 막 대들고 했는데 보모님한테는 안그랬어요.
보모님 가고 나서 진짜 많이 보고 싶었어요."

봇물 터지듯 쏟아내는 아이의 말을 들으면서 가슴이 아렸다.
내방 침대에서 잤다면 어디가 아팠을 때였을텐데...
참 희한하게도 아이들은 침대에서 내 품에 안겨 하루밤을 자고 나면 다음날 가뿐하게 일어나곤 했다.
사춘기에 들어선 큰 아이들을 위해 내 방에다 온갖 종류의 차를 챙겨놓고 아이들을 유인하곤 했었는데, 주로 중고등학생들이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곤 했지 작은 아이들은 내방을 이용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나는 기억도 나지 않는 순간들을 아이는 20년가까이 소중하게 가슴속에 품고 그리워하고 있었다.
아이는 7월말에 휴가를 받아서 나를 만나러 오겠다고 했다.
내 기억속에는 여전히 초등학교 1학년으로 머물고 있는, 스물일곱 아름다운 아가씨를 만날 그날이 기다려진다.

이    름 :돌깡패
날    짜 :2006-05-09(17:17)
방    문 :72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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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은 부모님이 있으면 얼마나 행복한지 이제야 알았어요.   2006-11-1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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